이제 파릇한 새싹이 돋고, 매화, 산수유, 진달래 등이 차례로 들녘을 수놓을 차례다. 이처럼 화사한 봄은 온몸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각의 계절이다. 그중 미각을 통한 봄맞이처럼 생생한 것도 또 없다. 이즈음 봄 느낌 가득 담긴 먹을거리가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다. 야들야들한 도다리살과 향긋한 새쑥이 어우러진 거제의 '도다리 쑥국', 쫄깃쫄깃 오동통한 서천의 '주꾸미', 살이 꽉 찬 '영덕 대게', 새콤달콤 무쳐 먹는 '바지락회무침', 굴과 꼬막을 합쳐 놓은 듯 한 식감의 '섬진강 강굴'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절로 도는 별미들이다. 이들 봄철 미식거리는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돌려 주기에 충분하다.
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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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봄철 대표 어족으로는 '도다리'를 꼽을 수 있다. 거제-통영-고성 등 경남 해안지방에서는 이른 봄 싱싱한 도다리쑥국을 최고의 별미로 꼽는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싱싱한 도다리와 갓 뜯은 쑥을 넣어 끓여낸 게 국물 맛 하나만큼은 일품이다. 특히 봄철 새내기 식재료인 싱싱한 도다리와 봄 쑥의 어우러짐이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야들야들한 도다리 살과 향긋한 쑥 내음이 폴폴 나는 시원한 국물은 겨우내 돌아섰을 법한 입맛을 단번에 되돌려 준다.
도다리 쑥국의 맛내는 비결은 비교적 단순하다. 그저 제철 자연산 식재료를 쓰고 있다는 점이 비법에 가깝다. 싱싱한 도다리에 노지 쑥, 집된장, 쌀뜨물, 마늘, 소금이 전부다. 특히 쑥향을 제대로 내기 위해 비닐하우스 쑥을 쓰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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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가 시작 되는 경남 거제는 요즘 봄기운이 완연하다. 양지에 피어오른 화사한 동백의 자태에도 봄 냄새가 가득하다. 따라서 이즈음 거제를 찾으면 수려한 '해변 드라이브의 낭만'과 '봄철 별미'라는 멀티 여정을 맛볼 수 있다.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마지막 IC(동통영 IC)~거제~사등면 성포리 포구
2. 대게(경북 영덕)
봄철 별미로는 대게를 빼놓을 수가 없다. 눈이 내리는 12월경부터 본격 대게 시즌이 시작되지만 특히 3~4월에 나는 대게가 속살이 꽉 차 맛이 좋다. 때문에 대게의 고장 경북 영덕과 울진에서는 이무렵 대게 축제도 벌인다. 대게는 대체로 동해안 일원에서 잡히지만 영덕이 집산지인 관계로 명성이 높다. 영덕 강구항 대게거리에는 영덕대게 전문집 100여 곳이 몰려 있다. 속살 꽉 찬 싱싱한 대게 찜과 전골 등 다양한 대게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게를 구입할 때는 배 아랫부분을 눌러봐야 한다. 속이 덜 찬 물빵은 쉽게 꺼진다. 올해는 대게 값이 크게 올랐다. 요즘 강구어시장에서는 살이 덜 찬 일명 '치수게' 450~500g짜리 한 마리가 1만2000~1만5000원씩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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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울진 죽변-후포항을 찾아도 싱싱한 대게를 맛볼 수 있다.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34번국도 안동 진보~황장재 고개~34번국도 따라 동해안으로 끝까지 가면 7번국도. 여기에서 남쪽으로 20분 정도 내려오면 강구항.
3. 주꾸미(충남 서천)
봄철 서해안을 대표하는 미식기행지로는 단연 충남 서천을 꼽을 수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즈음 서해안에서는 싱싱하고 구수한 봄맛 잔치가 시작된다. 졸깃졸깃 오동통한 주꾸미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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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는 서면 마량항-홍원항에 가면 맛볼 수 있으며, 가격은 소출에 따라 일정치 않다. 3~4만원이면 서너 명이 맛을 볼 수 있다. 때를 맞춰 서천군 서면 마량리 동백나무숲 일원에서는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3월24일∼4월6일)도 벌인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춘장대IC~서면~마량포구~동백정~홍원항
4.바지락회무침(전남 목포)
봄철 목포의 별미거리로는 바지락을 빼놓을 수 없다. 갓 캐낸 싱싱한 바지락을 새콤달콤 무쳐 먹는 맛이 별미다. 목포에서 맛보는 바지락회무침에는 신선한 갯내음이 가득하다. 특히 바지락회무침은 갓 캔 싱싱한 것을 써야 하는 관계로 바지락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굴이야 채취 후 하루 이틀을 나둬도 선도가 유지되지만 바지락회는 당일 생물이 아니면 제 맛을 낼 수 없다는 게 미식가들의 주장이다. 특히 냉동바지락은 국거리는 될 수 있어도 횟감은 안 된다. 탱탱한 탄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바지락회무침이야말로 수입 산이 아닌 신토불이 식재료로만 만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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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회무침은 그냥 술안주로도 훌륭하지만 따뜻한 밥에 바지락 회무침을 듬뿍 얹어 참기름에 비벼 먹는 것도 일미이다. 바지락 국물은 뽀얀 국물이 시원한 맛을 낸다, 바지락죽 7000원, 바지락회무침 2만, 3만, 4만원.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목포 IC~목포시내(하당).
5. 섬진강 강굴(벚굴)
이른 봄 섬진강 하구를 찾으면 귀한 별미거리를 만날 수 있다. '강굴(벚굴)'이 그것이다. 강굴은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서 자라는 초대형 굴로, 크기가 20~30cm, 알맹이도 거진 어른 손바닥만하다. '키가 크면 심심하다'는 속설과는 딴판. 짭조름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게 일품이다. 바다와 강물이 섞여 적당히 간이 밴 것이 보통 바닷굴에 꼬막을 합쳐 놓은 듯한 맛과 식감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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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하구에서도 강굴 나는 곳은 한정돼 있다. 전남 광양시 망덕포구 일원이 집산지로 인근 돈탁마을 등에서 잠수부가 강굴을 채취한다. 어부들은 강굴을 최고의 강장제라고 자랑이다. 일반 굴보다 영양가가 높고 피부미용에도 그만이라는 것이다. 망덕포구의 횟집에서는 요즘 강굴 맛을 볼 수 있다. 구이나 죽, 튀김, 전, 찜 등 요리법도 다양하다. 제 맛을 즐기려거든 양념 없이 생굴을 맛보는 것도 좋다. 입 안 가득도는 강굴 특유의 향이 마치 섬진강의 봄을 통째로 맛본 듯 하다. 인근 하동 신방마을 등에서도 강굴을 맛볼 수 있다. 10㎏ 기준 3만∼5만 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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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완주 순천고속도로(전주-광양간 고속도로)~동순천 IC~광양시~망덕포구
출처 : 장미와소나무
글쓴이 : 안 정아(울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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