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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단독] "형제 확인도 어려워"…알맹이 없는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2016.09.26

긴 긴 시간 2017. 1. 21. 00:14

[단독] "형제 확인도 어려워"…알맹이 없는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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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이산가족들에게는 북에 생존해 있을지도 모르는 형제라도 찾는 게 소원일 텐데요.
그래서 정부가 지난 2년간 12억 원을 들여 이산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수집 작업을 해왔는데, 지금 와서 봤더니 이 작업으로는 부모·자식은 확인이 되는데 형제간에는 확인이 제한된답니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이제 부모는 돌아가시고 삼촌이나 형제만 남았는데, 확인이 어렵다니 황당합니다.
박준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올해 팔순을 맞은 이산가족 윤일영 씨, 지난 1950년 다섯 살 터울인 넷째 형과 전쟁통에 고향에서 헤어진 뒤 소식이 끊겼습니다.

지금은 형의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혹시라도 만날 날을 대비해 이산가족 유전자 채취를 신청했습니다.

▶ 인터뷰 : 윤일영 / 이산가족
- "(형이) 살아있을 리가 없겠다 그런 생각을 해서 이산가족 신청을 안 하다가 유전자 검사를 해서 정보를 남긴다는 얘기를 듣고…."

윤 씨가 신청한 건 이산가족 유전자 정보 DB 구축 사업입니다.

통일 이후 그간 상봉하지 못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의 명확한 가족 관계를 확인해주기 위해 통일부가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사업입니다.

문제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유전자 검사 방식인 STR 검사법입니다.

STR 검사법으로는 개인 식별과 부모·자식 관계까지 확인 가능할 뿐, 형제나 삼촌 이상 친척 관계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방계 혈족까지 확인이 용이한 SNP 검사법을 추가로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이숭덕 /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
- "(STR의 경우) 시료의 상태가 나쁘거나 비교하고자 하는 인척관계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예를 들어 형제·삼촌 이럴수록 효용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부모 세대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남아있는 이산가족은 직계보다 형제 이상의 방계 혈족을 찾고 있는 상황.

지난 2년 동안 유전자 검사를 받은 이산가족은 만 천 4백여 명, 투입된 예산도 12억 원에 달하지만 사업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강창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삼촌·조카도 만날 수 있어야 하는데 의지가 없이 하겠다고 해놓고 국가 예산 낭비하는 게 아니냐…."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통일부는 현재 유전자 검사법이 국방부와 검찰청도 사용하고 있는 표준 방식이라며, 검사 방법 확대에 대한 즉답은 피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