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는 지금/ 가톨릭 사제들의 ‘은밀한 범죄’ 드디어 밝혀지나 " | 최근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가톨릭 에탈(Ettal)수도원의 소년들을 위한 ‘베네딕토킴나지움’의 기숙학교에서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가톨릭 사제들로부터 지난 10년간 성폭력과 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전 세계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파문과 맞물려 숨겨왔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라 언론의 계속되는 보도와 함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독일 출신 교황 베네딕토 16세 사건의 발단은 2월말 이 학교의 졸업생이 한 언론에 자신이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언론에 처음 이 사실이 보도되고 난 뒤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진술이 접수됐는데 대부분의 피해 학생들이 1970년대와 80년대에 이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학생들이다.
지난 3월 6일 최종 수사 결과가 보고됐는데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 M 신부는 2009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M 신부 외에도 3명이 다른 가해자 신부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M신부는 당시 기숙사 소등 시 학생들에게 잠자기 전 인사를 하면서 학생들의 입술에 오랫동안 입을 맞추고 학생들의 몸을 손으로 쓰다듬거나 신체 일부분을 성적으로 자극하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
피해 학생들과 목격자들은 “신부들이 성추행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수시로 폭력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M 신부는 사망하기 전 자신의 개인 컴퓨터에 모든 일들을 시인했는데, 성적욕구를 분출하기 위해 자기 방문을 24시간 열어놓고 다른 학생들이 깨기 전에 피해 학생들을 자기 방으로 오도록 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동료 신부들끼리도 성추행이 있었다는 것이다. M 신부의 경우 이미 1969년부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학생들과 함께 샤워를 하고 인터넷에서 어린이 포르노물을 다운로드하거나 이전에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의 반나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등의 일을 했다.
이 일로 인해 학생처에서는 4년간 M 신부를 징계했지만 그는 1973년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1984년 다시 그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이를 호소했지만 M 신부는 1년의 징계 후에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발령을 받았다.
이번 아동성추행 사건이 알려지기 이전, 이 기숙학교는 가톨릭 신도가 절대적으로 우세한 독일 남부 부유한 바이에른 주에서 엘리트학교로 명성을 떨쳤다. 이 학교 출신의 졸업생들이 바이에른 주 대통령, 각 시의 시장, 정치계의 인사들로 사회 지도급에 퍼져있다는 점도 사건이 은폐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 카톨릭 사제들의 성추문은 사제 독신주의를 제도화한 후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이다. 사제들의 성추행은 아동이나 소년들을 상대로 한 범죄가 주를 이룬다. 사진은 최근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이 밝혀진 ‘베네딕토 김나지움’ 기숙학교의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성추행을 당한 학생들이 수도원 지도부에 호소할 때마다 오히려 사건에 대해 누설하지 말 것을 강요받기도 했으며 소속 관구에 전혀 신고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사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의혹이 제기된 신부들은 다른 지역으로 전출되거나 다른 부서로 배치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근래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독일 전역 가톨릭 재단의 기숙학교나 어린이 보호, 장애인 보호 시설에서 피해자들의 신고가 계속 접수되자 바티칸 교황청은 성추행 사건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가해자 사제들을 교회법으로 엄격하게 다스려 법적인 절차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고 이들을 평신도 지위로 격하시켰다.
독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권위를 이어 받았다는 ‘독신제도’ 율법 하에서는 사제들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신자의 의무로 간주된다. 이들에게 어린이나 여성이 피해를 당해도 법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길은 제도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최근에는 강요된 독신주의로 인해 많은 신부들이 가톨릭교를 떠나기도 했다.
물론 아동성추행을 하는 사제들은 전체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가톨릭의 엄격한 종교적 율법이 교회제도로 정착화 되면서 생기고 있는 아동성추행 사건. 가톨릭에서는 사제 독신제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처방이 나와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만한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교회 내에서 이 같은 범죄가 비밀리에 계속 발생하고, 최근의 사건들처럼 뒤늦게 폭로될 경우 가톨릭교회는 더 큰 위기를 자초하게 될지도 모른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소아성애자란? 3월 19일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짜이퉁(FAZ)>신문은 소아성애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보도했다. 성인 남성이 12세 이하의 어린이를 보고 성적으로 흥분을 하거나 성적 상대 어린이를 특별히 선호할 때 소아성애자로 분류된다. 또한 동성애 성향을 가진 성인 남성에게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성추행에는 상대방의 옷을 벗기거나 쓰다듬는 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신체를 자극하는 일, 어린이 포르노물 제작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최근 발생한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들이 대부분 소년기숙학교와 소년사관예비학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왜 이러한 유형의 성폭력이 특수한 기관이나 상황에서 발생하는가에 대한 물음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남자 아이들만 모아 놓은 가톨릭계 기숙학교와 가톨릭의 엄격한 사제 독신제와 같은 일부 기관의 특수성과 제도가 아동성애를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보다는 가려진 공간에서 소아성애의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대면할 경우 자석처럼 끌리게 되어 성추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지연 기자
2010-5-1 (150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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