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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부자들의 양심 세탁일 뿐이다.”

긴 긴 시간 2013. 8. 3. 19:26

“기부는 부자들의 양심 세탁일 뿐이다.”

‘투자의 귀재’이자 ‘기부왕’으로 유명한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의 둘째 아들인 피터 버핏이 기부를 비판하는 칼럼을 써 기부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버핏은 지난 26일 뉴욕타임스에 “기부가 세계의 불평등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으며 부자들이 그들의 부에 대해 만족하게 만드는 데만 기여했다”는 비판의 글을 실었다.

CNBC는 "버핏 회장의 아들이라는 점은 큰 관심과 함께 지지자와 매서운 평론가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의미"라며 “피터 버핏의 글이 2010년 워런 버핏이 빌 게이츠 부부와 함께 한 기부 서약 이후 기부에 대해 가장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노보 재단을 세우고 아내와 함께 폭력과 빈곤, 차별에 시달리는 여성의 자립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아버지 버핏은 2006년 당시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단계적으로 거액을 기부해왔다. 피터 버핏은 스탠퍼드대 입학 1년 반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가의 길을 걸었으며 영화 '늑대와 춤을' 사운드트랙의 작곡을 맡기도 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인류애가 아닌 철저한 투자의 관점에서 기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투자매니저와 기업 총수가 함께 한 기부 관련 회의에서 “투자수익률이 어떻게 되는데?”라는 말까지 듣는다며 “일부 기업인이 기부를 인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투자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버핏은 “2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들은 상품을 더 많이 사게 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짐승을 배불리는 것밖에 더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한 지역의 문화나 지리, 그 사회의 관습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지역에 맞지 않는 농작법이나 교육, 직업훈련을 도입하는 ‘자선적 식민주의(Philanthropic Colonialism)’를 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터 버핏은 사회 불평등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이 기부를 하는 것이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부 회의에 온 기업인들은 오른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데 그 문제는 바로 그 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왼손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버핏은 기부가 불평등의 근본 원인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으며 부자들이 그들의 부를 기쁘게 여기는 데에만 기여하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2001년과 2011년 사이에 비영리 단체 숫자는 25% 증가했으며 이는 기업과 정부 조직 증가세보다 높은 것”이라며 “기부가 경쟁수단이 되고 수많은 사회단체와 워크샵, 사교 모임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선적 개입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아내와 나는 기부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지만 시스템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부 옹호론자들은 그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들은 지난해 기부금이 3160억달러로 2007년 정점이었을 때보다 오히려 88억달러가 적어 기부 사업이 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기부자의 동기를 공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며 기부를 덜 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기부를 더 효과적으로 하고 진심으로 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기부를 하라고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