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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톨릭뉴스> 군종사제 지원자, 국방부가 원하는 답변 해야하나

긴 긴 시간 2013. 12. 7. 16:56

 

군종사제 지원자, 국방부가 원하는 답변 해야하나

군종 사목을 경험한 선배 사제, "군종사제에게 군인의 역할에 충실하라 요구한 것"

 

 

국방부가 사상검증으로 군종사제를 면접에서 탈락시킨 사건에 대해 군종교구장인 유수일 주교는 “국방부의 결정에 번복 요청을 할 수는 없다”며 결과를 받아들이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탈락으로 생긴 결원 3명 가운데 2명은 추가 지원, 1명은 복무 기간 연장으로 채울 예정이다.

그렇다면 군종장교에 지원한 사제가 ‘국가 안보관’을 이유로 면접에서 탈락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다른 사제들은 어떤 입장일까? 군종 사목을 경험했던 사제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 지난 1월 31일 치러진 군종장교 면접에서, 군목인 군종과장이 "하느님의 뜻일 수도 있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군종 지원자 중 한 사제는 "국가정책이 하느님의 뜻일 수도 있지만, 잘못된 과정으로 사람들이 아파하는데 그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지금도 천주교 사제들이 강정 해군기지 앞에서 공사중단을 요구하며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이번 사건, 군종교구 안팎에 큰 충격 안겨
결과에 순응하기보다 미래를 위한 해결 노력 있어야

 

인터뷰에 응한 A 신부는 우선 이번 사건은 군종 교구는 물론 다른 교구의 사제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일을 두고 ‘국방부가 천주교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 동료 신부들도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천주교 사제들도 다른 종단처럼 성직자보다 군인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요구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신부는 “이제 군종교구장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종사제의 역할을 하는데 안보 의식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묻자, “사제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라면서 “내 경우도 그랬고 동료 사제들도 군대 내에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 적은 없다. 오히려 군인들은 주어진 업무 외의 일반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편이어서, 정치, 사회적인 의견을 말할 기회도, 필요도 없었다”고 군 사목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군종사목 위해 '입대'하는 방식은 장점도 있지만 이제 다시 생각해야..
이번 사건으로 군종 사제 간 분열이 생길까 걱정 많아..

 

B 신부는 “군 사목을 위해서 군인의 신분으로 입대하는 방식은 사목 측면에서 장단점을 모두 지닌다”면서, “군인으로서 장병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그들과 동질감을 느끼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바로 그것 때문에 사제와 군인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자유롭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군종사제의 정체성 혼란에 대한 대책으로 B 신부는 다양한 군 사목 방식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예를 들면, 전방과 같은 특수한 지역과 후방은 군 사목 방법을 달리할 수도 있다고 본다. 후방의 경우는 인근 교구 본당 사제가 군 사목을 함께 담당하는 방법도 가능하고, 별도로 지역 부대의 군 사목 전담 사제를 둘 수도 있다”고 제안하면서, “군대 파견이 아닌 지역 본당이나 교구 사제와 연계한다면 소속감 결여라는 단점도 발생하고 사목의 구체성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 신부는 “이번 면접 탈락이 주는 가장 큰 타격은 ‘군종 사제간의 분열’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같이 면접을 본 상황에서 누구는 떨어지고 누구는 붙었다면, 붙은 사제들은 면접관의 질문에 어떻게 답변했길래 붙었는지 의혹을 갖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그는 "충원될 사제들 역시 면접에 어떻게 대처할 지 고민이 클 것이다. 과연 이들이 같은 군종 사제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A 신부는 "해당 교구의 교구장 인사권에 따라 움직이는 사제들은 그간 군종사제 선발과 교육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었는데 이제는 군종사제 지원자를 별도로 교육해야 하는 것인지, 면접 지침을 정하고 국방부가 바라는 정답을 미리 적어 숙지하도록 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생각하면 할수록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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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를 입은 한 여자>..<요한계시록 12:1>
글쓴이 : 겨자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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