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10 03:03
"경고에만 그쳐, 추가 피해"… 주교 "진심으로 뉘우친다"
사건은 2010년 12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한 컴퓨터 기술자가 가톨릭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숀 레티건(46) 신부의 컴퓨터에서 아동 포르노물을 무더기로 발견하면서 폭로됐다. 레티건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니는 등 파격적인 행동도 했지만, 여름방학 기간 과테말라에 선교활동을 다녀오는가 하면 학생 수십명을 버스에 태워 워싱턴으로 낙태반대 운동을 하러 가는 등 의욕적 활동을 했던 인물이다.
이 신부가 가지고 있던 포르노 사진은 어느 놀이터에서 직접 촬영한 것으로, 그중에는 기저귀를 차고 겨우 걸어 다니는 아기 사진도 있었다. 기술자는 이를 즉각 관할 캔자스시티 교구에 알렸고, 이를 알게 된 레티건은 자살을 시도했지만 목숨은 건졌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자의 신고를 접수한 캔자스시티 교구의 로버트 핀 주교(59)는 레티건에게 한 차례 정신감정을 받도록 한 뒤, "어린아이들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만 주고는 그를 다시 수녀원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그러자 레티건은 이후에도 계속 여자아이들의 외설사진을 촬영하다가 2011년 5월 또다시 적발됐다. 그 사이 그는 한 여자아이의 성찬식을 주재하기도 했다.
결국 레티건은 아동 포르노물 6건을 제작하고 2건을 보유했으며 5건을 더 제작하려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고, 5명의 소녀를 촬영해 포르노물을 제작하거나 제작을 시도한 혐의를 인정했다. 포르노에 등장한 피해 아동들의 나이는 2세부터 9세까지였다.
이어 잭슨카운티 순회법원은 지난 6일 로버트 핀 주교에게도 유죄 판결과 함께 보호관찰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핀 주교에게 아동 성범죄 징후 포착 교육을 수료하는 동시에 피해자 상담을 위해 약 1만달러(약 1150만원)의 기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아동 포르노에 대한 레티건의 집착을 인지하고도 경고하는 데 그쳐 추가 피해자를 낳았다는 것이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핀 주교는 컴퓨터 기술자의 신고 수개월 전에 이미 레티건의 소속 학교 교장으로부터 그의 '이상 행동'에 대한 메모를 받고도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모에는 레티건이버스 안에서 여자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가도록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핀 주교는 법정에서 "진심으로 뉘우친다.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재판장 존 토런스 판사는 "이번 판결이 미국 가톨릭 역사상 길고도 어두웠던 한 시기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피해자 모임과 시민단체 등은 현직 주교에 대한 첫 유죄판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징역형이 선고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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