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매일 머리가 깨질 것처럼 두통에 시달렸다. 너무 두통이 심해서 토하기도 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왜인지 모르지만 매일 갈등에 시달렸다. 남들은 청춘을 만끽하느라 미팅하느라 바쁜 시간에 오전이면 마음하나 가득 고통에 시달리다 오후가 되면 괜찮아졌다. 마치 술꾼처럼 오전 내내 술생각이 나는 것처럼 괴롭다가 제 풀에 지쳐서 오후가 되면 괜찮아 졌다. 사람들이 왜 수학과를 갔냐는 물음에 정직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내면에서 생각하고 있는 거창한 질문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였다. 사람의 영혼이나 감정이 인체의 물리적인 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형이하학의 완벽한 추구 위에서만 형이상학적인 탐구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문과가 아니라 이과를 택하게 했었다. 내..